제6편: 대량의 데이터에서 원하는 정보만 쏙쏙 뽑아내는 필터와 필터 보기 활용법

 지난 5편에서는 중요한 일정이나 마감일을 놓치지 않도록 셀에 자동으로 색상을 입히는 '조건부 서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시트가 제법 알록달록해지고 중요한 데이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데이터의 양이 수백, 수수천 행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또 다른 장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화면을 아무리 아래로 스크롤해도 내가 지금 보고 싶은 '특정 담당자의 업무'나 '이번 달에 체결된 계약 건'만 따로 모아보기가 힘들어집니다. 일일이 마우스 휠을 내리며 숨은그림찾기를 하다 보면 금세 눈이 피로해지고 시간도 낭비됩니다.

이때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도구가 바로 '필터(Filter)' 기능입니다. 엑셀을 써보신 분들이라면 필터라는 이름이 매우 익숙하실 겁니다. 하지만 구글 스프레드시트에는 엑셀에는 없는, 협업 시 아주 치명적인 함정과 이를 해결해 주는 강력한 히든카드인 '필터 보기(Filter Views)' 기능이 숨겨져 있습니다.

처음 이 차이점을 몰라 동료들과 얼굴을 붉혔던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필터를 올바르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1. 기본 필터 기능: 내 눈앞의 데이터 정리하기

필터의 목적은 명확합니다. 전체 데이터 중에서 내가 지정한 조건에 맞는 행만 남겨두고, 나머지 행은 잠시 화면에서 숨기는 것입니다. 삭제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숨김' 처리되는 것이니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됩니다.

  1. 데이터가 시작되는 제목 행(헤더)을 마우스로 드래그하여 선택합니다.

  2. 상단 툴바에서 깔때기 모양의 [필터 만들기] 아이콘을 클릭하거나, 메뉴에서 [데이터] -> [필터 만들기]를 선택합니다.

  3. 선택한 제목 행의 각 셀 우측에 역삼각형 모양의 필터 아이콘이 생깁니다.

  4. 원하는 열의 필터 아이콘을 누른 뒤, 보여주고 싶은 항목만 체크하거나 [조건별 필터링]을 통해 '텍스트에 특정 단어가 포함됨', '값이 특정 숫자보다 큼' 등의 조건을 지정합니다.

  5. [확인]을 누르면 조건에 맞는 데이터만 깔끔하게 정렬됩니다.

기본 필터는 혼자서 문서를 작업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직관적이고 빠르게 데이터를 분류할 수 있죠. 하지만 이 편리한 기능이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문서로 넘어가는 순간, 예상치 못한 대혼란을 야기합니다.

2. 공동 작업자들의 원성을 사는 '일반 필터'의 치명적인 함정

구글 스프레드시트의 본질은 실시간 협업입니다. 하나의 시트에 나뿐만 아니라 팀원 5명이 동시에 접속해 각자의 업무를 보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내가 내 업무를 편하게 보려고 일반 필터를 켜서 '내 담당 업무'만 필터링을 걸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놀랍게도 나와 동시에 접속해 있는 다른 팀원 5명의 화면도 전부 내가 필터링한 화면으로 똑같이 바뀌어 버립니다.

다른 팀원은 전체 데이터를 보며 거래처와 통화를 하거나 입력을 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화면의 데이터가 수십 줄로 줄어들며 엉망이 되는 것입니다. 심지어 필터 사용이 미숙한 초보자가 필터를 걸어둔 채 브라우저를 닫아버리면, 나중에 들어온 사람은 "누가 데이터를 다 지웠냐"며 패닉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반 필터는 '시트 전체의 기본 보기 화면'을 강제로 바꾸기 때문에 협업 문서에서는 가급적 사용을 자제해야 합니다.

3. 협업의 평화를 지키는 마법, '필터 보기(Filter Views)'

구글은 이러한 공유 문서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필터 보기'라는 독창적인 기능을 만들어두었습니다.

필터 보기는 쉽게 말해 '나만 사용할 수 있는 임시 필터 선글라스'를 쓰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필터 보기를 켜고 아무리 데이터를 쪼개고 정렬해도, 다른 사람의 화면에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고 전체 데이터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1. 상단 메뉴에서 [데이터] -> [필터 보기] -> [새 필터 보기 만들기]를 클릭합니다.

  2. 화면 테두리가 어두운 회색(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시트 상단에 필터 보기 전용 바가 나타납니다. 이 상태가 되면 안전한 '나만의 독점 공간'이 확보된 것입니다.

  3. 이 상태에서 일반 필터와 동일하게 원하는 조건을 걸어 데이터를 필터링합니다.

  4. 상단 필터 보기 바의 '이름' 칸에 '홍길동_담당업무' 같이 알아보기 쉬운 이름을 입력해 둡니다.

  5. 필터 보기를 종료하고 싶다면 우측 상단의 [X] 버튼을 누르면 정상적인 전체 화면으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한 번 만들어둔 필터 보기는 사라지지 않고 저장됩니다. 나중에 다시 그 데이터만 모아보고 싶다면 [데이터] -> [필터 보기] 메뉴를 눌렀을 때 내가 저장해 둔 이름이 목록에 나타납니다. 그것만 클릭하면 언제든 나만의 필터 화면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극대화됩니다.

4. 실무자가 필터 보기를 백분 활용하는 꿀팁

필터 보기를 적용하면 웹브라우저의 주소창(URL) 주소가 미세하게 변경됩니다. 주소 끝에 fvid=xxxx 같은 고유 코드가 붙게 되는데요.

이 주소를 복사해서 동료에게 메신저로 보내면, 그 동료는 링크를 클릭하자마자 내가 설정해 둔 필터 보기 화면으로 직접 진입하게 됩니다. 회의할 때 "지출 대장에서 이번 달 마케팅 비용만 필터링해서 봐주세요"라고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 없이, 필터 보기를 만든 뒤 해당 링크만 툭 던져주면 소통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핵심 요약

  • 일반 필터는 사용 시 동시 접속 중인 모든 사람의 화면을 강제로 변경하므로 협업 문서에서는 주의해야 합니다.

  • '필터 보기(Filter Views)'를 사용하면 다른 사람의 화면에 영향을 주지 않고 나만의 독립된 조건으로 데이터를 필터링할 수 있습니다.

  • 필터 보기에 이름을 붙여 저장해 두면 매번 조건을 다시 설정할 필요 없이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데이터 셋을 호출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데이터를 정렬하고 필터링하는 법까지 다루었으니, 이제 입력된 텍스트 자체를 정제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한 셀에 뒤죽박죽 섞여서 들어온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깔끔하게 칸별로 쪼개주는 "텍스트 나누기 기능으로 뒤죽박죽 섞인 데이터 깔끔하게 분리하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댓글 유도 질문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필터를 썼다가 다른 사람의 화면까지 바뀌어서 당황하셨거나, 반대로 다른 사람 때문에 화면이 갑자기 바뀌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여러분의 협업 에피소드를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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